2024-11-27 11:30

나의 첫 번째 스터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보다 스터디에 참가하여 많은 것을 배웠다.

2024년 9월 10일에부터 동년 11월 26일까지 12주의 시간이 흘렀다. 11월 26일은 이전글에서 얘기했던 내 개발자 인생 첫번째 스터디의 마지막 날이었다. 스터디에 참여했던 그룹은 자바카페란 개발자 커뮤니티이고, 스터디 내용은 다이시 카토의 리액트 훅을 활용한 마이크로 상태관리의 완독이었다. 스터디를 잘 마무리했다는 성취감과 함께 이제 매주 화요일마다 다른 세상의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시원섭섭하다'라는 표현만큼 내 감정을 적절히 표현해주는 단어도 없다.

믿거나 말거나 나 스스로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친해지면 괜찮은데, 친한데 낯을 가리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스스로 위안 삼는 고리타분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인풋이 없다면 변화는 어렵기에 내가 처한 환경을 바꾸고자 고민했고, 그에 대한 첫번째 시도가 이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개발자 스터디에 대한 후기를 찾아보면 스터디를 진행할 수록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던데, 이번 스터디는 시작부터 끝까지 적당한 텐션을 가지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여곡절이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난하게 스터디를 끝까지 참여하였고, 스터디원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요즘의 프론트엔드에서는 전역객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프로젝트에서 전역객체 관리 라이브러리의 도입이 필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체되는 방법이 어렵거나 추가적인 컨벤션을 요구한다면 이 책이 내용이 생각날 것 같다. 적어도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는 적절한 라이브러리를 선택할 수 있는 선구안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 높은 점수는 주지 못할 것 같다. 초보자를 위하기엔 딥하고 중급자를 위하기엔 얕다. 달리 말하여 전역 객체를 입문하기엔 무겁고, 전역 객체의 동작과 원리를 이해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1장부터 6장까지의 내용을 보충하여 중급자용으로, 7장부터 그 이후를 분리하여 초급자용으로 제작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무엇보다 설명을 위한 설명이 많다. 저자가 스스로 설명을 위한 개념을 만들고, 그 개념을 다시 설명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보다 스터디에 참가하여 많은 것을 배웠다. 속하지 않은 다른 사회의 구성원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회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공유하니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에 한 발자국을 꺼낸 스스로에 대한 칭찬도 잊으면 안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장소에서 다양한 기회로,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할 기회가 생길 텐데 이번 경험이 그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터디 하나 끝낸 것 가지고, 너무 꼴값을 떠나.. 그렇지만 참여하는 데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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