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1 16:10

느지막한 퇴근 길

요즘 어느순간부터 내 할일이 끝났다고 퇴근해버리는 하루하루가 반복되었던 것 같다.

이번 주 금요일 시계를 돌아보니 오후 9시, 평소의 퇴근 시간보다 3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딱히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한 건 아니다. 이번 주까지 끝내기로 했던 업무는 여차저차 업무 시간에 모두 끝낼 수 있었다. 이번 주는 오랜만에 바빴던 일주일이었다. 정신없이 기능을 개발하다 보니 시간이 유독 빠르게 지나간 기분, 역시 일이 없는 것보다는 일이 많은 게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아무튼 퇴근하려다 사내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프로젝트가 눈에 밟혀 잠깐 코드를 읽어보았다. LLM 모델을 통해 챗봇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 프론트엔드 단은 next와 ai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전에 해당 프로젝트를 배포할 때 배포 스크립트만 잠깐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사내에 먼저 오픈되어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앱에서 웹앱으로 next를 불러와, 컨텍스트를 주입하여 특정 목적을 위한 LLM 챗봇을 구성하는 게 주요한 서비스였다. 이 과정에서 assistant-ui로 챗봇 UI를 구성하고, nlux/langchain-react를 통해 컨텍스트의 전처리 및 후처리를 진행하였는데 해당 과정에서 원하는 대로 커스텀하기 난관에 부딪혀 있었다. 결국 내가 한 번 봐야 할 것 같기에, 미리 본다는 느낌으로 아직 자료가 많은 것도 아니고, useVercelUseChatRuntime를 wrapping한 Thread가 원하는 대로 커스텀을 지원해 주지 않았기에 오랜만에 라이브러리를 뜯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퇴근하고 적막이 가득 채운 사무실의 환경 탓인지, 오랜만에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탓인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코드를 살피고 테스트를 해보았고, 원하는 방향성을 위한 설계 정도는 끝마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업무가 다 끝나면 사내에 프로젝트를 기웃기웃하는 시간이 참 많았고, 그 때문에 야근을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요즘 어느 순간부터 내 할 일이 끝났다고 퇴근해 버리는 하루하루가 반복되었던 것 같다. 퇴근 시간에는 항상 지하철에 사람이 붐벼서 회사에서부터 집까지 끼여서 움직였다. 이 시간은 아직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이전이라 그런지 지하철은 쾌적했고, 오랜만에 자리에 앉아서 한가롭게 집에 갈 수 있었다. 예전에는 알고 있었지만 요즘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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