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3 16:40

질문 없으세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그리고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조차 몰랐던 것 같다.

스타트업을 창업했을 때에는 부트캠프 강사로, 회사에 속했을 때에는 부트캠프 멘토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자격이 있는가?', 스스로 물어보았을 때 대답은 여전히 의문부호에 가깝지만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만약 당신이 "Hello, world!"만 출력할 줄 안다면 그것을 못하는 사람에게 가르쳐주면 된다란 말을 얼핏 들은 것 같다. 멘토링 활동도 2년 정도 지속하다 보니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는 중이다.

모든 회사의 부트캠프에 속해본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부트캠프에선 수강생분들의 이해를 위해서란 목적으로(혹은 핑계로)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react에서 in-line css를 위해 중괄호를 2개 쓰는 것이 문법이라 배운 수강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이를 정정해주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나보다 더 교육에 뜻이 있고, 경험이 깊은 강사님께서 판단하시어 내린 결정일텐데 멘토로 참여중인 내가 그것을 완전히 반박하고 나서긴 껄끄롭다. 물론 대부분 반박하게 되는 편이다. 짧은 시간 안에 실무 수준의 전문가를 키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커리큘럼 상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다.

한 주에 두시간, 혹은 한시간 정도 멘토링 활동을 하다보면 수강생 분들에게 습관처럼 하는 말이 "질문 없으세요?"이다. 어떤 수강생 그룹은 질문이 너무 많아 정해진 시간을 넘어 12시, 1시까지 수업이 진행되기도 하고, 어떤 수강생 그룹은 질문이 너무 없어서 그들이 제출했던 과제 내용까지 훑어보는 경우도 있다. 내가 개발을 처음 배웠을 때를 돌이켜보면 때는 대학교 3학년, 2학년 커리큘럼의 자료구조 수업이었다. 언어는 JAVA 그리고 Eclipse IDE를 사용했는데 당연하게도 나는 컴파일도 하지 못했다. 또, 나도 교수님과 조교님께 질문하지 않은 것 같다. 남들은 다 할 줄 아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그리고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조차 몰랐던 것 같다.

그럼에도 양질의 멘토링을 진행하겠다는 나의 욕심에 수강생분들에게 나도 못했던 질문하기를 요구한다. 그래도 멘토링 이전 시간에는 다들 질문을 안주시다가도, 멘토링이 시작되면 질문을 왕성하게 주신다. 문제는 어떤 부분에서 무엇에 대하여 질문이 올 지 모른다는 점이다. 내 생각과 주관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객관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나는 조금 더 준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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